“걸림돌 아닌 ‘디딤돌’로 이웃과 함께 하고파”
“걸림돌 아닌 ‘디딤돌’로 이웃과 함께 하고파”
  • 최예리 기자
  • 승인 2021.01.11 1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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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년째 가야A 거주한 조계출 씨
입주 어르신들과 끈끈한 정 나눠
챙겨주고 챙김 받는 행복 공동체
조계출씨가 지난 연말 새해를 준비하며 어르신과 경비실, 관리사무소 등에 쌀 20kg 10포대로 직접 떡국떡을 뽑아 나눔을 실천했다.
조계출씨가 지난 연말 새해를 준비하며 어르신과 경비실, 관리사무소 등에 쌀 20kg 10포대로 직접 떡국떡을 뽑아 나눔을 실천했다.

주말 오전, 조씨에게 익숙한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자는 이웃집에 홀로 사는 할머니다.
“잉~ 조 씨, 나여. 옥곡장엘 가야헌디 쪼까 태워줄텐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부탁에 조씨가 답했다.
“이, 엄마. 잠깐만 기다리소. 준비해서 모시러 갈라니까”
통화를 마친 조씨는 금세 나갈 채비를 마치고 이웃집으로 향했다. 그는 이웃집 할머니와 함께 반찬거리를 사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날 저녁 그의 집 문고리에는, 이웃집 할머니가 몰래 놓고 간 시금치 한 봉지가 달랑이고 있다.

조계출(55) 씨는 1992년 광영동 가야아파트에 최초 입주해 29년째 살고 있다. 가야아파트는 당시 광양제철소 직원들의 기숙사로 지어졌다.

때문에 이웃들이 같은 회사를 다니는 동료였으며, 형수님, 제수씨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입주민의 변화를 겪었다.

광양에 다양한 아파트들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이사를 나갔고, 그 빈자리가 노년층으로 채워진 것이다.

그때부터 조계출 씨의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생활이 시작됐다.

조씨는 “가야아파트는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아는 아파트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그만큼 서로를 잘 알고, 어울리고, 협력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조씨가 가야아파트에 터를 잡고 산 세월만큼 이웃들과 함께한 정도 끈끈해졌다. 어르신들과 함께 시장을 가고 해마다 여행을 다니며 쌓아온 돈독한 정(情)은, 요즘 같은 단절의 시대와 콘크리트 문화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떡국떡을 나누고 있는 어르신들

그는 “어르신들을 시장에 데려다 드리고 같이 호떡도 먹는 등 신나게 장을 보고오곤 한다”며 “그러면 그날 저녁 꼭 현관문 고리에 채소나 고구마 같은 것들이 걸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엄마랑 같이 가는 것 같아 즐거운 일인데, 일일이 고마움을 표현하는 어르신들에 오히려 감사하다”며 멋쩍어했다.

또한 “가야아파트는 봄, 가을로 해마다 이웃 어르신들을 모시고 여행을 다닌다”며 “통장, 동대표, 관리사무소 직원 모두 공동체를 위해 애쓰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없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함께 쌓아온 추억 속에서 어르신들은 이제 부모님과도 같다. 다양한 사연과 인생을 가진 어르신들은 이웃을 넘어 스스럼없는 가족이 됐다. 그래서 조 씨는 더욱 가야아파트를 떠날 수 없다. 자잘한 가구나 가전이 고장 나면 고쳐주고, 아플 때 들여다보는 등 어르신들에게 일이 생길 때마다 조 씨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조씨는 “내가 없으면 ‘어르신들이 누구한테 연락을 할까’하는 마음”이라며 “딱 한번만 큰 집으로 이사 가보고 싶다는 아내의 말을 들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고백했다.

2019년 입주민 어르신들과 함께한 광영가야아파트 나눔장터 개소식
2019년 입주민 어르신들과 함께한 광영가야아파트 나눔장터 개소식

스스로 ‘칭찬을 먹고 산다’고 말하는 조씨는 ‘챙겨줘서 너무 좋다, 고맙다’고 말하는 어르신들에 큰 보람을 느낀다. 타인을 돕고 나눔을 실천하는 행동을 봉사라고 칭하지만, 돌이켜보면 결국 ‘나’를 위한 행복이라는 조씨.

그는 “앞으로도 더 열심히 살면서 나로 인해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며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어, 험난한 세상 조금 더 배려하며 살고 싶다”고 맑게 웃었다.

가야아파트의 콘크리트를 뚫고 하나 둘 피어난 민들레는 어느새 꽃동산을 이뤘다.

바람을 타고 멀리 퍼지는 민들레홀씨처럼 광양지역 곳곳에 다정한 정이 피어나길 바란다.

한편 광영가야아파트의 많은 이웃들이 더 많은 교류와 소통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 결과 가야아파트는 지난해 가전제품 수리비용을 환원하는 ‘나눔장터’를 개소했다.

이밖에도 △2015년 광양시 저탄소 녹색생활 우수 공동주택 선정사업 500세대 이상 1위 △2015년 전라남도 친환경실천 우수아파트 경진대회 우수상 △2014년 광양시 녹생생활 실천 및 쓰레기 줄이기 우수 공동 주택 최우수 △2014년 환경부 비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우수 사업장 선정 △2003년 광양시 공동주택관리 우수단지 최우수에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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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철 2021-01-15 23:08:18
좋은일 많이 하시고 ,,, 멋있으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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