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산란... 섬진강 두꺼비 안타까운 로드킬
때 이른 산란... 섬진강 두꺼비 안타까운 로드킬
  • 광양시대뉴스
  • 승인 2020.02.11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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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산란 앞당겨
3월 초까지 산란 예상돼
비닐울타리로 긴급 처방

비촌마을앞 비평저수지가 때 이른 두꺼비들로 넘쳐나고 있다. 뱃속에 알을 잔뜩 품어 배가 불룩한 암컷 두꺼비가 수컷 두꺼비를 등에 업은 모습이다.

암컷 두꺼비는 알을 밴 채로 겨울잠을 잔다. 이른 봄기운이 돌 때쯤 산란을 위해 겨울잠에서 깨는데, 암컷 두꺼비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 사는 수컷 두꺼비가 진을 치고 있다가 내려오는 암컷 두꺼비와 짝을 짓는다.

이들 섬진강 두꺼비들은 비촌마을 불암산자락에서 왕복 2차선 도로(백학로)를 지나 수어댐 옆 비평저수지 방향으로 이동한다. 비평저수지는 두꺼비들이 알을 낳는 장소다.

지난해까지 보통 2월 중순부터 관측된 두꺼비 이동이 올해는 한 달가량 빠르게 시작됐다. 유례없이 포근한 겨울기온으로 1월 중순부터 산란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입춘 전·후로 반짝 추위가 몰려오며 약간의 소강상태를 보이고는 있지만 예상보다 빠른 산란이동으로 비명횡사하는 두꺼비 수가 늘어나는 실정이다.

지난 7일까지 집계된 2020년 두꺼비 차로 희생은 154마리다. 이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집계된 차로 희생 147마리에 비해 이미 7마리가 늘어난 수치다.

앞으로 날씨가 따뜻해 지면서 봄비까지 내리면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두꺼비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산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차로희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양만 녹색연합, 긴급 울타리 설치 진행

두꺼비 차로희생은 크게 산란전·후 발생한다. 알을 낳기 위해 불암산자락에서 백학로를 거쳐 비평 저수지로 내려오면서 한 번, 산란을 마친 뒤 백학로를 넘어 불암산 자락으로 올라가며 또 한 번 발생한다.

산란전의 경우 불암산자락 아래 설치된 농로를 통한 포획이주로 차로 희생을 방지할 수 있지만 산란 후 불암산으로 회귀하는 두꺼비의 경우 무방비 상태에 빠진다.

지난 7일 녹색연합은 비평저수지 인근에 비닐 울타리를 긴급히 설치했다. 녹색연합회원 8명과 비촌마을주민 4, 광양시 인력 2명까지 모두 14명의 인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비평저수지를 빙 둘러 터를 다지고 1~2m 간격으로 지주대를 설치한 뒤 비닐을 입히는 작업을 실시했다. 작업은 다음 달 초까지 영역을 확대해 진행된다.

울타리는 산란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 달 중순까지 유지된 후 해체할 예정이다. 새끼 두꺼비들은 산란 후 두 달 가량 지난 올 4~5월 불암산자락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들은 두꺼비 분뇨와 시체 때문에 악취와 미관상 큰 불편함을 겪었던지라 두꺼비 보호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닐막 설치에 참여한 한 지역 주민은 가지치기와 나물채취, 밭농사가 이제 곧 시작이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번기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농번기에 들어서도 비가 내리는 몇몇 날에만 바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광양만 녹색연합과 두꺼비 보호를 함께 진행하며 쌓인 유대관계가 있어서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 활동 성과, 시책에 적극 반영돼야

울타리는 백학로 아래 비평저수지와 불암산을 연결하는 폭 120cm 생태통로로 두꺼비를 유도한다. 산란과정을 기억하는 양서류의 특성을 고려한 조치로 다음 산란 때에도 생태통로를 이용케 하기 위한 목적이다.

생태통로까지 다다르지 못한 두꺼비는 포획해 불암산자락까지 이주시킨다. 광양만 녹색연합은 오전9시와 오후3시 하루 두 차례 포획·이주를 진행하며 암수 개체 확인과 서식지 및 산란지 모니터링 등의 기초 자료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두꺼비보호가 진행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양만 녹색연합 박수완 사무국장은 환경부에서 지원을 받아 광양시에서 설치한 두꺼비 보호 펜스의 예시를 들며 설치 이후 광양만 녹색연합에서 원래 설계도와는 다르게 저수지 쪽으로 45도 가량 기울여 두꺼비 이동성을 높였다이처럼 행정에서도 민간에서 진행하고 있는 보호 활동과 조사 및 연구 성과 등을 반영해 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섬진강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민간 생태보호단체는 전남 양서류 네트워크와 경남 양서류 네트워크 등이 있다. 이들은 다양한 워크숍을 통해 양서류 보호를위한 아이디어를 키워나가고 있다.

전남·경남 양서류 네트워크는 (가칭)‘개구리사람들이 매년 3월 개최하는 전국 서식지보호 운동가 워크숍에 참가해 사례발표를 하고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가칭)‘개구리사람들은 양서류 생태보호에 관심 있는 500여명의 시민활동가로 구성된 단체다.

 

광양만 녹색연합, 다양한 두꺼비 보호책 강구

한편 광양만 녹색연합은 두꺼비 보호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두꺼비에 대한 인식 개선이 보호에 직결된다는 판단 아래 인근 하동군의 사례를 분석하고 있다. 하동군은 섬진강 두꺼비 상징물 설치와 서식지 복원, 두꺼비 야시장 개최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두꺼비 보호를 위한 마을주민과의 유대감 향상을 위해 지난해 9월 이후 비촌마을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녹색연합 회원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또한 비촌마을 어르신을 대상으로 떡국나눔 자원봉사를 진행하는 등 마을과 밀접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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