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열심히’보다 ‘잘 하겠다’
죄송하다는 말은 이제 그만... ‘열심히’보다 ‘잘 하겠다’
  • 광양시대뉴스
  • 승인 2019.11.05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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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즈 김영욱선수를 말하다

김영욱 선수는 광양 제철중에 입학한 지난 2003년부터 광양에서 살고 있다. 제철중과 제철고, 전남드래곤즈까지 한 팀에서만 무려 17년째 선수로 뛰고 있다. 특히 광양제철고시절 고교 최 상위권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2009년 전국고등리그 우승에 대회 MVP까지 수상하며 일찌감치 드래곤즈를 책임질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이듬해 우선지명으로 드래곤즈에 입단했다.

2011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에서는 당당히 16강행을 이끌었다. 이때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속팀 드래곤즈에 무난히 안착했고 만개한 기량으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선수로 우승을 견인하는 등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김영욱 선수의 마음 한켠엔 무거운 짐이 자리하고 있다.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속팀이 K-2리그에 남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주장을 맏았고 올 시즌 부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데뷔 10년차 프랜차이즈 스타여서 부담이 더하다.

김영욱선수를 만나 허심탄회한 속 이야기를 들어봤다. 축구만 바라보며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김 선수는 오는 9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올시즌 마지막경기에서 꼭 승리하겠다는 다짐에 힘을 실었다. 드래곤즈가 유종의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응원한다.

Q. 우선 팬들께 한 마디

A. 팬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지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게 돼 아쉽다. 9일 열리는 올시즌 마지막 경기때는 홈에서 만큼은 지지않는 팀이 되겠다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수 있도록 열심히보다 잘 하겠다는 다짐을 전해드리고 싶다.

 

Q. 축구는 언제부터 시작했나

A.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동네축구를 하다가 부모님을 설득해 운동을 시작했다. 어린나이에 합숙 훈련을 하다 보니 너무 힘들어서 2주 만에 그만두고 1년간 축구를 쉬었지만 축구 생각이 나더라. 아버지께서 다시는 축구를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지 않아야 다시 시켜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초등학교 3학년 때 다시 축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다. ·고등학교때 선배들 기강이 너무 세서 힘들었지만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Q. 최근 관심사

A. 운동선수는 일반인보다 이른 시기에 생업에서 은퇴하게 된다. 지금부터 은퇴 이후까지 생각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에 관심이 많이 생겨서 유투브나 관련 서적을 찾아보며 틈틈이 공부하고 있다.

 

Q. 축구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까?

A. 어렸을 때 장래 희망이 경찰이나 보디가드였다. 경찰을 보면 막연하게나마 훌륭한 사람인 것 같아서 선망했다. 아마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경찰이 되지 않았을까? 자기 역할에 충실한 경찰이 됐을 듯 싶다.

Q. 축구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A. 프로선수는 멘탈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같이 축구를 시작했던 많은 동료 선수들이 사춘기때 방황하면서 축구에 대한 열정이 흐려져 그만두는것을 많이 봤다. 외국 유스시스템을 보면 5, 7세 때 공에 대한 흥미를 키우고 축구에 대한 재미를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한다. 청소년기에는 기본기나 축구 지식을 많이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무로 치면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해외 축구 선진국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을 비교해보면 확실히 해외 선수들이 선수생활을 더해가면서 기량이 상승한다. 성적을 내기 위한 훈련으로 몸싸움이나 체력훈련에 치중된 축구를 어려서부터 하다 보면 기본기가 부족해지고 어느 순간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Q. 징크스나 루틴

A. 징크스가 기량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웬만하면 신경쓰진 않으려고 한다. 축구화 끈을 묶거나 테이핑을 할 때 왼쪽부터 하면 경기가 잘 풀리는 기분이 든다. 또 시합 전에 산책이나 조깅을 즐기는 편이다. 시합 전 긴장감을 줄이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어 경기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Q. 이것만큼은 자신 있다

A. 미드필더 가운데에서 스피드 만큼은 빠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드필더는 그라운드의 중원에서 수비와 공격 모두를 조율해야 한다. 상대보다 빠르게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는 부분은 큰 경쟁력이다. 상대에게 지려고 하지 않는 투쟁심 역시 큰 장점이다. 축구는 멘탈이다.

Q. 이것만큼은 꼭 보완하고 싶다

A.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경기 운영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쌓고싶다. 지난해 주장에서 올해 부주장 역할을 하면서 개인적인 성적은 조금 내려놓게 됐다. 팀이 잘 될 수 있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슈팅 정확도를 높이고 싶다. 개인 훈련을 통해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매일같이 하는 운동이고 매일같이 하는 시합이다. 새로울 것이 있나?

A. 사실 프로운동선수들은 새로움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매너리즘에 빠질 시간이 없다. 프로선수들은 많은 스트레스와 부담감 속에서 운동을 하고 경기를 한다. 한 경기를 잘하기 위해 매일 살얼음판 같은 경쟁을 한다. 팀 성적과 개인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팬들의 시선과 질타를 감내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도 크다. 운동과 시합은 매일 반복되지만 준비하는 과정은 항상 새로운 경쟁과 투쟁의 연속이다.

*김영욱 선수는 인터뷰 도중 유상철 전 감독에게 들은 한 마디를 들려주며 직업으로써의 운동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골프에 관심이 많고 나름 소질이 있어 프로선수가 될 만 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평생 경쟁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골프만큼은 취미생활로만 즐기고 싶다

 

Q.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

A. 지금까지 해외진출 기회가 3번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구단의 만류도 있었고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남에 등을 돌릴 수 없었다. 기회가 온다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선수생활 동안 해외 리그에 적응하는 경험을 쌓는다면 향후 지도자 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Q. 드래곤즈 유스 후배들에게 한마디

A. 지금 실력이 축구인생을 결정하지 않는다. 자신이 세운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오기와 성공에 대한 의지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사춘기 시절을 슬기롭게 보내야 한다.

 

Q.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해주고 싶은 말

A. 청소년기에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다. 어머니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힘들다는 말씀을 딱 한번 하셨는데 그때가 내 축구인생의 터닝포인트였던 것 같다. 무조건 성공한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지금도 배고픈 선수가 성공한다는 믿음이 있다. 힘들었던 때로 돌아간다면 어머니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Q. 김영욱에게 축구란

A. 어딜 가든 김영욱 세 글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누군가로부터 열렬히 응원을 받아보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고 가족간의 행복까지 가능하게 해준 소중한 것

 

한편 김영욱 선수는 인터뷰 도중 유상철 전 감독에게 들은 한 마디를 들려주며 직업으로써의 운동에 대한 부담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 선수는 “골프에 관심이 많고 나름 소질이 있어 프로선수가 될 만 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평생 경쟁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골프만큼은 취미생활로만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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