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두꺼비 살리기···세심한 대책 필요
섬진강 두꺼비 살리기···세심한 대책 필요
  • 광양시대뉴스
  • 승인 2019.09.2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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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면 비평리 비촌마을 앞 도로에서 두꺼비들이 희생되고 있다. 달리는 차에 치어 비명횡사하는 수가 매년 수백마리다. 지역 환경단체와 광양시 등이 두꺼비 살리기에 나서면서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 섞인 시각도 있어 세심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섬진강 인근은 예부터 두꺼비가 많기로 유명하다. 고려시대 광양에 침입한 왜구가 섬진강 두꺼비떼 울음소리를 듣고 피해간 이후 '두꺼비 섬()'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이름 지었다는 이야기가 지역주민 사이에서 회자될 정도다.

1974년 수어댐이 들어서면서 비촌마을 주민 60여 세대가 터를 잡은 불암산자락은 섬진강 두꺼비들의 오랜 보금자리다. 수어댐 옆 비평저수지는 두꺼비들이 알을 낳는 장소다. 현재 이 둘 사이에는 도로(백학로)가 놓여있다. 두꺼비들은 산란철과 생육철 백학로를 넘나들며 목숨을 잃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산란기(2~3)동안 집계된 두꺼비 희생은 확인된 것만 1000마리가 넘는다.

2016년 백학로 밑으로 비평저수지와 불암산을 연결하는 폭 120cm 생태통로를 조성했고, 저수지 인근에 불암산을 대체할 수 있는 서식지도 만들었지만 두꺼비보호 효과는 미비했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전남대학교 동물행동 연구팀과 공동으로 두꺼비 서식지 조사(2016)와 서식지 복원, 생태통로 모니터링(2017~2018)을 진행했다. 도로에서 희생되는 두꺼비 자료와 생태통로의 효과 등을 모아 분석한 결과 두꺼비가 주로 목숨을 잃는 지점과 원인 등이 파악됐다.

도로를 따라 양 옆으로 조성된 농로에 퇴적물이 쌓일 경우 두꺼비가 퇴적물을 타고 도로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만 녹색연합과 마을주민, 광양시는 농로에 쌓인 퇴적물을 주기적으로 치우는 한편 농로에 고립된 두꺼비들을 반대편으로 이주시키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과는 올해 들어 확실해지고 있다. 2016년에서 2018년까지 매년 100마리가량 늘어나던 차로 희생(2016227마리 / 2017329마리 / 2018407마리)이 올해는 147마리로 예년 대비 1/3로 줄었다. 반면 매년 100여 마리 정도 늘어나던 포획과 이주(2016113마리 / 2017332마리 / 2018412마리)는 올해 약 1000마리로 대폭 늘어났다.

광양만 녹색연합은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 도로희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비촌 삼거리에서 비촌 마을회관까지 이어지는 1km구간에 주의 표지판 8개를 설치했다. 표지판은 산란철인 2~3월과 생육철인 5~6월 그리고 비오는날 운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비촌마을 일부 마을 주민들이 두꺼비보호에 부정적인 시각을 비추고 있어 다양하고 세심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보호운동으로 두꺼비 개체수가 증가하면 도리어 도로희생이 늘어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한 비촌마을 주민은 도로변 주민들이 두꺼비 분뇨와 시체 때문에 악취와 미관상 큰 불편함을 겪었던지라 두꺼비 보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비촌마을일대에서 추진된 두꺼비 보호 생태마을로 조성사업의 경우 마을 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또 두꺼비를 포획하고 이주시키는 일에 마을주민 5명이 투입되고 있는데 농사일이 많아지는 시기와도 겹치다 보니 유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비촌마을회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자원봉사격으로 하다 보니 계속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든다고 우려 섞인 속마음을 비쳤다.

광양만녹색연합은 앞으로 주민들과 만나는 자리를 늘려나가면서 주민과 두꺼비가 모두 잘 살수 있는 대책을 함께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두꺼비를 포함한 양서류의 생태적 특징을 주민들과 공유해 두꺼비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광양만녹색연합 박수완사무국장은 곤충을 먹고 사는 두꺼비가 농작물 병해충을 막을 수 있다며 친환경 농업을 비촌마을의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꺼비를 매개로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지역주민간 네트워크 조성을 진행하고 두꺼비와 상생하는 마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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